면역계는 우리 몸이 병원체,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그리고 암세포 등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중요한 방어 체계입니다. 면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선천면역(innate immunity)과 후천면역(adaptive immunity)입니다. 이 두 면역 시스템은 서로 협력하여 병원체를 감지하고 제거하며, 각각 고유한 기능과 작용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선천면역과 후천면역의 특징과 기능을 설명하며, (1) 선천면역의 기본 개념과 역할, (2) 선천면역의 구성 요소, (3) 후천면역의 작용 원리, (4) 후천면역의 구성 요소를 중심으로 다뤄보겠습니다.
1. 선천면역의 기본 개념과 역할
선천면역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면역 체계로, 외부 병원체나 손상에 대한 즉각적이고 비특이적인 방어를 제공합니다. 선천면역은 침입하는 병원체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신속한 초기 방어를 담당하며, 특정 병원체에 대한 기억을 형성하지는 않습니다. 선천면역은 병원체가 우리 몸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작동하며, 병원체를 직접적으로 제거하거나 후천면역을 활성화시켜 병원체의 확산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선천면역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비특이적 반응입니다. 선천면역은 특정 병원체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 없이, 외부 침입자를 넓게 인식하고 이에 대응합니다. 예를 들어, 박테리아의 세포벽 성분, 바이러스의 RNA, 또는 손상된 조직에서 방출되는 신호들을 감지하여 면역 반응을 유도합니다. 선천면역은 일반적으로 병원체에 대한 첫 번째 방어선으로 작용하며, 이후 후천면역이 더 정교하고 강력한 방어를 제공하도록 돕습니다.
2. 선천면역의 구성 요소
선천면역은 크게 물리적, 화학적, 세포적 방어 요소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물리적 방어 요소: 피부와 점막은 외부 병원체가 몸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중요한 첫 번째 방어선입니다. 피부는 강력한 장벽 역할을 하며, 점막은 눈, 호흡기, 소화기 등 외부와 연결된 부위를 덮고 있어 병원체의 침입을 막습니다. 또 점막에는 점액이나 섬모와 같은 구조가 있어 병원체를 잡아내거나 제거하는 기능을 합니다.
2) 화학적 방어 요소: 화학적 방어는 피부와 점막이 분비하는 항균 물질들로, 병원체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죽이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피부에서 분비되는 땀과 피지에는 항균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위장에서는 강산성의 위산이 병원체를 파괴합니다. 또한, 눈물과 침에는 리소자임(lysozyme)이라는 항균 효소가 있어 세균의 세포벽을 파괴하는 역할을 합니다.
3) 세포적 방어 요소: 선천면역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들은 대식세포(macrophage), 호중구(neutrophil), 자연살해세포(NK 세포) 등입니다. 이들 세포는 병원체를 직접적으로 제거하거나, 염증 반응을 유도하여 감염 부위로 더 많은 면역세포가 모이도록 합니다. 대식세포는 병원체를 탐식하여 소화시키고, 호중구는 감염 부위로 가장 먼저 도착하여 병원체를 공격합니다. NK 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인식해 공격하는 특성을 가집니다.
또한, 보체 시스템(complement system)이라는 단백질 군도 선천면역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보체 단백질은 병원체를 직접적으로 공격하거나, 병원체에 항체가 부착되도록 도와 면역세포가 더 쉽게 인식하게 합니다.
3. 후천면역의 작용 원리
후천면역(adaptive immunity)은 병원체가 체내에 침입한 후 활성화되는 보다 정밀하고 특이적인 방어 체계입니다. 후천면역은 특정 병원체에 대한 특이적인 인식을 통해 병원체를 효율적으로 제거하며, 병원체에 대한 면역 기억을 형성하여 동일한 병원체가 재침입할 경우 더 빠르고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합니다.
후천면역은 선천면역과 달리 병원체를 인식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특정 병원체에 대한 고도로 특화된 면역 반응을 일으킵니다. 후천면역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T 세포와 B 세포입니다. 이들 세포는 병원체의 항원을 인식하고, 각각 세포성 면역과 체액성 면역을 담당합니다.
후천면역은 두 가지 주요 단계를 거칩니다.
1) 항원 인식: 병원체가 체내에 들어오면, 병원체의 특정 단백질 조각(항원)이 선천면역 세포들에 의해 처리되어 T 세포나 B 세포에 전달됩니다. 이를 통해 후천면역은 병원체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2) 면역 반응 활성화: 항원을 인식한 후, 후천면역 세포는 병원체에 대한 공격을 시작합니다. B 세포는 항체를 생성하여 병원체를 중화시키고, T 세포는 감염된 세포를 직접적으로 제거하거나 다른 면역 세포들을 활성화시켜 면역 반응을 조절합니다.
4. 후천면역의 구성 요소
후천면역의 핵심 구성 요소는 T 세포와 B 세포입니다. 이들 세포는 항원을 특이적으로 인식하여 면역 반응을 조절하거나 병원체를 직접 공격합니다.
1) T 세포: T 세포는 두 가지 주요 유형으로 나뉩니다. 세포독성 T 세포(Cytotoxic T cells)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직접적으로 파괴합니다. 보조 T 세포(Helper T cells)는 다른 면역 세포들을 활성화시키고,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보조 T 세포는 B 세포가 항체를 생성하도록 돕고, 대식세포를 활성화시켜 병원체를 제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2) B 세포: B 세포는 체액성 면역의 주된 담당자로, 병원체에 특이적인 항체를 생성합니다. 항체는 병원체를 중화하거나 병원체를 면역 세포들이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항체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와 결합해 그들이 세포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거나, 보체 시스템을 활성화시켜 병원체를 제거하도록 돕습니다. 항체를 통해 병원체가 제거되면, 일부 B 세포는 기억 세포로 전환되어 이후 동일한 병원체에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게 합니다.